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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아빠에게도 만들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언젠가는 꼭 해봐야지, 다짐만 하고 서랍 깊숙이 넣어둔 생각 같은 거요. 저 역시 그런 생각을 가진 평범한 아빠였습니다. 글쓰기를 직업으로 해본 적도 없고, 책을 많이 읽는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회사와 집을 오가며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면 마음속에 있던 작은 생각은 늘 '나중에'라는 말 뒤로 밀려났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두 딸을 바라보는 제 마음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아이들이 서로 이야기하고 웃고, 때로는 사소한 일로 다투다가 다시 함께 노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으로 남기는 것만으로는 아쉬웠고, 언젠가 아이들이 자라서 다시 꺼내 볼 수 있는 우리 가족만의 이야기를 하나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생겼습니다.

처음부터 거창한 창작 프로젝트를 계획했던 것은 아닙니다. '이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라는 아주 작은 질문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그 질문을 실제 결과물로 옮기려면 글도 써야 하고, 그림도 만들어야 하고, 캐릭터와 세계관도 정해야 했습니다. 저는 어느 것 하나 전문적으로 해본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AI를 만나면서 '할 수 없을 것 같은 일'이 달라졌습니다

그때 제 앞에 있던 것이 AI라는 새로운 도구였습니다. 업무를 통해 AI 도구를 접하면서 저는 한 가지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예전 같으면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디자이너처럼 각각의 전문가가 필요했을 작업을 혼자서도 조금씩 시도해 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AI를 사용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한 번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처음에는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계속 다시 시도해야 했습니다. 같은 캐릭터를 만들더라도 얼굴이나 옷의 느낌이 달라졌고, 머릿속에 있던 장면을 글로 설명하는 일도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저 스스로 먼저 정리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이 프로젝트에서 AI는 '대신 만들어 주는 기계'라기보다 제가 가진 생각을 구체적인 형태로 실험하게 해주는 창작 도구에 가까웠습니다. 아이디어를 설명하고, 결과를 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고치고, 딸들과 함께 선택하면서 조금씩 우리가 원하는 모습에 가까워졌습니다.

두 딸이 이야기에 직접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특별했던 부분은 두 딸이 단순한 이야기의 모델이 아니라 실제 창작 과정에 함께 들어왔다는 것입니다. 캐릭터의 얼굴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옷은 무슨 색이 좋은지, 어떤 무기를 들면 재미있을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아주 작은 결정 하나에도 아이들의 의견이 들어갔고, 저는 그 의견을 다시 이야기와 이미지에 반영했습니다.

그때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창작한다는 것은 완성된 결과물을 보여주는 것과 전혀 다른 경험이라는 것입니다. '아빠가 책을 만들어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셋이 같이 만들어 가는 것'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이 실제 캐릭터와 장면으로 변하는 것을 보면서 더 적극적으로 이야기에 참여했고, 저 역시 평소에는 알기 어려웠던 아이들의 취향과 상상력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Sister Squad의 시작은 단순히 AI로 그림 소설을 만든 일이 아니었습니다. 저에게는 두 딸과 같은 상상을 바라보며 대화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결과물보다 그 과정 자체가 오래 기억에 남을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처음부터 잘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지금 결과물만 보면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프로젝트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과정은 훨씬 서툴렀습니다. 어떤 장면을 먼저 만들어야 하는지, 캐릭터를 어떻게 일관되게 유지해야 하는지, 이야기를 어디까지 구체적으로 써야 하는지 하나씩 부딪혀 가며 배웠습니다.

특히 '내가 원하는 것을 AI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가 생각보다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머릿속에서는 분명한 장면인데 글로 표현하면 모호해졌고,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좋은 결과물을 얻는 것만큼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 먼저 정확하게 정의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 글은 AI 창작을 무조건 쉽게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제가 직접 처음 시도하면서 겪었던 시행착오와, 평범한 사람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제 결과물로 옮겨 가는 과정에 대한 기록입니다.

책 한 권보다 오래 남은 것

솔직히 이 작업으로 경제적인 부를 얻은 것은 아닙니다. 수익은 거의 제로에 가깝습니다. 처음부터 사업을 목적으로 시작한 프로젝트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이 결과물을 숫자나 성과만으로 평가한다면 아주 작은 프로젝트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전혀 작지 않았습니다. 완성된 책을 품에 안고 기뻐하던 딸들의 모습, 주인공이 마왕을 이겼을 때 환호하던 모습, 우리가 만든 이야기를 보며 노래하고 춤추던 순간이 남았기 때문입니다. 그 장면들을 생각하면 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결과물은 책 자체가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 본 기억이라고 느낍니다.

저는 딸들에게 한 가지 마음을 담고 싶었습니다. 넘어지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나 계속 나아갈 수 있다면 세상에 못할 일이 많지 않다는 것, 그리고 자신들이 무언가에 도전할 때 아빠와 엄마가 언제나 함께하겠다는 약속입니다.

"자신이 갖지 못했던 다정한 아빠와의 관계를 그림으로 표현했다." — 우크라이나의 예술가 스네자나 수쉬(Snezhana Soosh)

저는 이 문장을 보며 제가 딸들과 만들고 있는 시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시 생각했습니다. 거창한 작품을 남기는 것보다, 지금 함께 있는 시간을 하나의 이야기로 기록하고 아이들이 나중에 그 시간을 다시 꺼내 볼 수 있게 하는 것. 어쩌면 제가 처음부터 원했던 것은 바로 그것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이 첫 번째 Journal은 완성된 책의 성공담을 이야기하기 위한 글이 아닙니다. 오히려 아무것도 모르던 평범한 아빠가 '한번 만들어 볼까?'라는 작은 생각에서 출발해 실제 결과물을 손에 쥐기까지의 출발점에 대한 기록입니다.

그 뒤에는 더 구체적인 질문들이 남았습니다. 어떤 AI 도구를 사용했는지, 그림 소설의 장면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캐릭터의 일관성을 어떻게 고민했는지, 그리고 완성된 이야기를 실제 책으로 어떻게 옮겼는지입니다. 다음 Journal부터는 그 과정을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기록해 보려고 합니다.

저처럼 오랫동안 마음속에만 간직해 둔 이야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꼭 전문가가 아니어도 작은 실험부터 시작해 볼 수 있다고 저는 이제 생각합니다. 완벽한 계획이 생긴 뒤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면서 배우고 실패하면서 고치는 방법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저에게 그 첫 번째 실험의 주인공은 두 딸이었습니다. 그렇게 Sister Squad의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